산바람, 바닷바람이 키운 재료로 만든,
38가지 강릉 음식을
24명의 토박이 강릉 사람들이 한 상 차렸습니다.
누르대무침, 째복칼국수, 지누아리장아찌, 심퉁이 두루치기…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에 먹던 서른여덟 가지 강릉의 풍미를 만난다.
이 책은 강릉에 터를 잡고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이
무치고 담그고 끓이고 삶아서 먹던 조리법을 ‘있는 그대로’ 풀고,
강릉에서 나고 자란 작가가 들은 대로 적고 색연필로 그렸다.
여전히 강릉의 맛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산과 들과 바다에서 얻은 신선한 산물들로 밥상을 차려,
이쁜 자식과 정다운 이웃을 대접했던 바로 그 달달한 음식 이야기,
구구절절 쓰디쓴 인생 이야기를 함께 읽는다.
저자(글) 최현숙
산과 바다와 호수를 품은 강릉에서 나고 자랐다. 세상 물정에 어두워 한 박자씩 뒤떨어진 삶을 살고 있지만, 주변의 작은 존재들이 품은 온기에 감동하는 다정한 사람이고 싶다. 사람들과 음식을 나누며 흘려보낸 순간과 이야기를 붙잡는 시간이 설렌다.
도서관과 복지관에서 자서전 쓰기 강의를 하고 있다. 어설프지만 짬짬이 색연필로 뭔가를 그리는 시간이 행복하다. 앞으로는 추억과 정서, 기억을 다루는 회상미술놀이에 마음을 쏟으려 한다.
지은 책으로 수필집 《모두가 꽃이다》, 다큐동화 《6ㆍ25를 아니, 애들아?》, 십대를 위한 여행 에세이 《느려도 괜찮아, 남미잖아》, 《달라도 괜찮아, 인도잖아》와 《도란도란 강릉 이야기》, 《도란도란 강릉 컬러링북》 등이 있다.
목차
여는 글
봄, 맛
사천 해안에서 자란 달콤한 새순 맛, 갯방풍죽
해풍 맞고 자란 뽀얀 솜털 잎, 쑥전
해살이마을의 쌉싸름한 보약, 개두릅
모심기 일꾼들의 입맛을 잡던 산나물, 누르대
각종 해초를 긁어모아 김처럼 말린, 누덕나물
김보다 더 고소한, 고르매
동해안 파도 맞아 탱탱한, 쇠미역과 참미역
소나무 봉오리 터지기 전에, 송홧가루
만조 해안선과 간조 해안선 사이 해초, 지누아리
왕산면 삽당령 눈 속에서 자란, 곰취
여름, 맛
경포호와 향호에서 뜰채로 잡던, 부새우
뚜껑을 덮어서 구워야, 감자적
부글부글 거품 일도록 썩혀 얻은 가루, 감자떡
물기 짜낸 무거리와 앙금의 반죽, 감자옹심이
순대, 젓갈, 식해, 통찜, 물회로 변할, 오징어
푹 끓인 국물에 막장을 푼, 장칼국수
주문진 소돌해변에서 잡던 비단조개, 째복칼국수
가을, 맛
연근해에서 잡던 지방새치, 임연수
개운한 토종 민물고기 국물, 꾹저구탕
사천 갈골마을의 오랜 정성, 과즐
떫은맛이 단맛되게 침 들이기, 침감
산바람, 바닷바람 맞은 진상품, 곶감
뜸 들인 콩물에 간수를 은근히, 초당두부
뽀글뽀글 되직한 빡작장에는, 막장
겨울, 맛
묵김치, 신김치에 싼 안주, 심퉁이
무가 살강 익을 때까지 끓인 후, 삼숙이
살이 야들야들 보들보들, 망챙이
험상궂으나 흐물흐물, 곰치
바닷물이 차져 모래 위로 오를 때, 양미리
노란 기름이 동동 뜨면, 도루묵
실고추, 흑임자 뿌리고 참기름 넣고, 명태
명태 아가미를 엿기름에 재운, 서거리 깍두기
맛과 추억으로 빛나는 별식
도토리와 구람범벅 / 취떡의 맛 / 곶감약밥
옥수수 범벅 / 감자붕생이 / 뭉생이떡
닫는 글
조리법을 제공한 강릉 사람들